Verbal Jint 인터뷰 (2)

from 링크저장용 2011. 5. 25. 04:02
Verbal Jint 인터뷰 (2)
LE: 싱어송라이터- 랩/노래/프로듀서로 영역을 나눠봤을때, 가장 애착이 가는 분야, 또는 자기가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난 내가 엄청 대단히 영리한 뮤지션 이런 생각은 절대 안 하거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구석구석 잘 캐치해서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소재들을 잘 요리해내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




LE: 보컬리스트로서 본인의 노래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여유 있지. 긴장감 없지.(전원웃음) 솔직히 말하면 는 정식 발표는 안 했지만 공연 같은 데서 몇 번 했었고 그 다음에 라디오에서 라이브를 한 적도 되게 많고. MR이나 건반, 기타, MPC 같이 한 적도 있고 한데, 중간 중간 불안할 때도 있어. 음정 같은 거. 어차피 내가 정확히 음정을 찌르는 창법으로 부르는 것도 아니지만 많이 나갈 때가 있어. 근데 그거는 내가.. 트레이닝 받은 적도 없고 노래 연습이라면서 혼자 스스로 해본 적도 한 번도 없어. 난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따라하는 식으로, 내 식으로 할 뿐이지. 그래서 보컬리스트로서.. 난 지극히 감정 위주의 그런 걸 하는 게 아닌가 싶어. 근데 한국에선 뮤지션을 가수라고 부르는데 난 그게 진짜 싫은데, 가수 분들이 싫다는 게 아니라 가수라는 명칭이 되게 병신 같아. 어렸을 때부터, 초딩 때부터 싫어했어. '가수 누구누구' 이런 거. 요새는 조금 바뀌는 것 같긴 해. 진정 가수인 사람과 함께 섰을 때 쪽팔리고 솔직히, 진짜 싱어(singer)인 사람과.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전문 싱어와 나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 절대 안 되지. 당연히, 난 그런 건 생각도 안 하고. 내가 듣고 자극 받은 걸 따라하는 거지. 




LE: 프로듀싱 장비를 공개해줄 수 있으신지.

요새 좀 더 늘어났어. 아까 말했듯이 장비 쇼핑을 좀 미친 듯이 했었거든. 진짜 돈을..(웃음) 2011년 구정 쯤부터 그게 갑자기 시작돼서 한 2,000만원 정도 넘게 든 것 같아. 정확히 계산은 안 해봤어.




LE: 요즘 쓰고 있는 건 뭐가 있어요? 작업실에 있는 거.

그렇게 많이 샀는데 자주 쓰는 건 되게 한정적이야. 뭐가 있냐면 MPC 2000XL, EMU SP1200, 오리지널 Motif 7, Nord Electro 2 빨간 거, 이건 이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건반이면서 되게 친근해. 만지는 것 자체가 좋아. Rolanad에서 나온 Juno 106.. 약간 빈티지, 아주 옛날 건 아니고. Roland Fantom X6 도 있고. SE1X 라고 주로 베이스 내주는 모듈로서 신스로서 되게 유명했던 건데, 90년대에 사랑 받았던.. 그렇다고 되게 비싼 건 아니고. 그다음 Moog, Moog 중의 제일 막내 Little Phatty 라는 게 있는데 그것도 되게 맘에 들고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많이 사용하진 않고 조금씩 사용해. 마이크는 제일 오래 썼던 거는 Blue 회사에서 나온 Baby Bottle, 귀엽게 생겼어 많이 팔렸고 되게 유명해. 옛날에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형이 추천해 주셔서 샀는데, 예를 들어 [누명] 앨범에 내 랩을 전부 그걸로 다 녹음했어. 얼마 전에 마이크 하나 새로 샀는데 Neumann U87ai, 마이크 프리앰프 Avalon 737 를 많이 썼었고 NEVE 1073 DPA 을 장만했고, 컴프레서는 Avalon 2044, Distressor로 되게 유명한 건데.. 그것도 중고로 모았고 DBX 160X, 이것도 사람들이 많이 사랑하는 컴프레서. 최근에는 Talkbox 좀 연습 중이고.. MicroKorg XL, Roland Tapedelay, 옛날 빈티지라고 해야하나 디지털이 아니라 테이프가 막 돌아가는..이펙터인데 정확한 모델명은 SRE555. 




LE: 뭐예요.. 웬만한 스튜디오 이상이잖아요? (전원웃음)

내가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은 아날로그 영역과 디지털 영역을 왔다 갔다 할 때, 컨버팅 할 때 그런 부분을 아직 잘 몰라.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내가 전문적으로 파고 든 적도 없고.. 그래서 컨버터에 대해서 아무 관심 없다가 옛날에 Gina 2496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줄창하다가 최근에.. 옛날에 많이 쓰였던 Apogee에서 나온 PSX100 컨버터 최근에 사봤어. 그다음에 FireFace 800. Talkbox 때문에 기타 엠프 헤드도 하나 샀고.. 옛날 Yamaha 건반 DX7 이것도 있고.. 더 있어 되게 많은데..




LE: 컴퓨터는요?

이제서야 맥으로 넘어갈까 말까 생각 중이고.. 프로툴(Protools)은 내가 써본 적은 없어. 지금까지 큐베이스 기반으로 PC에서 작업을 해왔고 근데 왠지 넘어가고 싶어. 왜냐면 내가 PC를 잘 못써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자꾸 PC가 주기적으로 지랄을 해. 하드를 날린 적까진 없지만 윈도우 쓰다보면 자꾸 느려지잖아. 하드 정리하고 최적화하고 그런 걸 잘 모르고 귀찮아하고.. 그러느니 씨발 하나 사지, 이런 식이라서. (웃음)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거든. 지금 생각은 프로툴 시스템을 갖추고 싶고..




LE: 믹싱이나 마스터링 쪽은 어떻게 하세요?

공부를 많이 해야 돼. [누명] 때 내가 믹싱한 게 꽤 있거든.. 근데 진짜 전문적인 믹싱 엔지니어 분들한테 들이밀면은 솔직히 좀 내가 민망해지겠지. 내가 가지고 있는 수준에서, 내 귀만 믿고서 그냥 한 거야. VST도 되게 많이 쓰면서 이큐잉, 컴프레싱 이런 걸 위주로 해서.. 내가 좋아할 정도까지 만들어서 내 나름의 느낌대로 했던 건데.. 좀 더 전문적이 되어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 그러니까 사운드를 만드는 데 있어서 특히나 힙합 쪽은 사운드 감각이란 게 아티스트로서의 창작만큼이나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든. 옛날엔 별로 관심 없었지만.. 이런 경우도 많아. 미국 음악 듣다보면 작곡이랑 랩은 진짜 고만고만하고 별 재능이 없어보이는데 사운드가 우와.. 사운드에 무릎 꿇는 거야. 존경심이 생기는 거. 부럽기도 하고.. 근데 완벽히 따라잡아야지 이런 건 아니만 공부 더 해보고 싶어.




LE: 프로듀싱을 위해 화성학 같은 걸 공부하거나 따로 배운 적이 있으신가요?

화성학 공부를 한 적은 없고 내가 코드 전개하는 건 전부 어깨너머로 들은 것들만 전개하는 거지.. 화성학 책을 사거나 책을 읽어본 적도 없어. 코드 이름도 되게 기본적인 것 밖에 모르고. 내가 곡을 쓸 때는 그냥 몸으로 쓰는 느낌이야. 랩 어떻게 하는 지 그런 책 없는데 다들 랩 하잖아. 똑같다고 생각해. 물론 감각이 아예 없으면 안 되겠지만.. 결국엔 자기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음악들에 얼마큼 예민하게 귀 기울이고서.. 학문하듯이 공부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많이 듣다보면 '아 이거 너무 좋다. 어떤 멜로디가 너무 좋다. 어떤 전개가 너무 좋다.' 그런 거에 애정을 가지고서 듣다보면 누구든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 화성학 책 전혀 안 보고도. 근데 옛날에 내가 왜 그랬는지 몰랐는데 초딩 때 기타학원을 다니면서 코드 잡는 거는 배웠지. C, D, 마이너, 메이저 이 정도까지만 알았지. 그거를 그때 좀 알았고.. 그다음에 피아노는 그냥 엄마가 시키셔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학원에 다녔었고 집에 그때 여대생 선생님이 오시기도 했었고. 그 여대생 선생님이 지금 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의 나라면 그 여대생 선생님에게 더 집적됐을 거 같아.(전원웃음)




LE: 뭔가.. 과거 이야기,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집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전원웃음) 근데 초등학교 때 배우면 그러면 보통 다 까먹고 그러잖아요.

근데 피아노는 내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6년을 배웠어. 중간 중간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나는 어떻게 버텼어. 그래서 체르니 몇 번까진 갔었고.. 그래서 건반 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원래 없었지.




LE: 버벌진트가 인정하는, 아니 인정하는 래퍼들은 여러 인터뷰에서 말해왔으니까.. 유치하지만 순위를 매겨본다면, 국내에 형보다 잘하는 래퍼는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웃음)

일단 누구를 생각했는데 지금은 빼먹을 수도 있지만..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개코, 최자. 너무 전형적인 대답인가? 너무 잘 하는 것 같아. 이 느낌을 진짜 많이 받았어. 껍데기만 가져온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잘 하는 것 같아. 들으면서 입이 떡 벌어질 경우도 되게 많았었고.. 또 누가..




LE: 피타입(P-Type) 님은 어때요.

피타입 형도 되게 잘하지. 근데 미국에서 이런 질문 되게 많이 하잖아. '너의 Top 5는 누구냐' 같은. 그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라는 거라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Top 5를 물어봤다면 더 쉬웠을 텐데.. 나한테 그렇게 물어보면 나는 내 취향이 되게 많이 반영되는 편이라 만약 미국이라면 난 안드레 3000(Andre 3000) 절대 빼놓을 수 없고, 사람들이 루다크리스(Ludacris) 잘한다 잘한다 하잖아? 난 잘 못 들어. 왜냐면 다 보여, 수가 다 보여. 그냥 가지고 있는 카드가 다 보여. 재미없어서 잘 못 들어. 감탄할 수가 없어. 싫어하는 건 카밀리어네어(Chamillionaire)도 존나 싫어하고.




LE: 그래도 인정받고 있는 래퍼잖아요.

내 생각에는 뭔가 오그라들어. 다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고.. '여기서 굴려줘야지, 여기서 스킬 부려야지' 이런 게 다 보이고 재미가 없어. 근데 안드레 3000 같은 경우는 가사 전개나 랩 하는 거나 박자 타는 거나.. 그냥 음악적으로 존나 예술이야 그냥. 그리고 제이-지는 원래 워낙 좋아하고. 





LE: 말이 나온 김에, ‘버벌진트가 제이-지를 따라했다’ 그런 얘기도 많았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연히.. 되게 많이 들었으니까. 묻어나는 게 당연히 있겠지. 그런 사람들 말을 거부할 생각은 전혀 없어. 왜냐면 평소에도 난 혼자 따라 부르는 것도 존나 많이 하고, 일단 귀에 꽂히니까. 단어를 씹어서 발음하거나 어떻게 가지고 논다거나 그런 거에서 배운 게 당연히 있으니까 그런 말이 나올 법 하다고 생각해.







Part 4. Buzz

LE: 사건들을 조목조목 자세히 얘기 하는 것 보다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어떤가'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 이 질문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부분입니다. 데프콘님과는 현재 어떤가요? 

데프콘 형이랑은 지금 현재 별 문제 없고 요새 약간 다른 활동을 하고 있어서.. 얼마 전에 라디오 방송국에서 우연히 보긴 했는데 특별히 따로 많이 보고 그러진 않고 있지.




LE: 그럼 데프콘님이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여기까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감정이라는 게.. 되게 미묘한 거라서 나도 데프콘 형한테 삐졌던 것도 있었고 데프콘 형도 나한테 못마땅했던 게 있었던 거고, 근데 '오해였습니다' 이런 뻔한 대답은 거짓말인 것 같고 오해가 아니라 사람이 오래 알고 지내다 보면 그런 게 생길수도 있는 거잖아. 그런 거였어.





LE: 유엠씨(UMC) 님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게요. 길게 질문 안하고.. 요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일단은 나는 '노코멘트'라고 하고 싶은 그런 심정이야. 왜냐면 내 생각대로 다 말하잖아? 그러면 내가 손해 볼 게 훨씬 많다고 생각해. 아까 한국 힙합 팬 90% 욕은 이미 했으니까 그거를 깔고서 말하자면, 한국 힙합 팬들 성향이라든지 그런 사람들 성향으로 봤을 때, 내 생각 다 말하면 나만 손해인 것 같아.




LE: 근데 이미 여러 군데에서 그런 얘기 다 하셨었잖아요.

그래서 손해 많이 봤다고 생각해. 싸가지 없는 놈처럼 보이고.. 또는 '음악적인 나치'처럼 보이고.. 손해더라고. 




LE: 근데 예전 라디(Ra.D) 님 앨범 수록곡 중에 에 참여하셨는데 유엠씨 님이 참여한지 모르고 하신 거였어요?

응. 난 진짜 몰랐었어. 모든 피쳐링 작업이 같이 스튜디오에서 모여서 하는 건 아니거든. 그럴 수도 있지만 안 그러는 경우도 많은데 그 곡 같은 경우도 일종의 단체곡이었는데 여러 사람이 참여한. 난 누가 참여하는지 모르고 있었고 스테디비(Steady B) 누나가 참여한다는 정도까지만 알고 있었어.




LE: 그럼 만약에 유엠씨 님이 참여하는 걸 알고 있었으면 참여 안 하셨을..

어, 완곡하게 돌려서 거절했을 것 같아. 




LE: 뭐.. 지난 일이니까..

근데 거기서도 나 벌스 되게 잘 썼었던 것 같아.(웃음) 그래서 더 짜증나는 거 있지. 그렇다고 내가 라디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어쨌든 그냥 일이 그렇게 된 것에 대해서 좀..




LE: 음, 알겠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미 해명을 했거나 다른 곳에서 많이 언급한 건 얘기하지 않을게요. 그런데 이 여러 가지 사건들 가운데, 혹시 이슈메이킹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자행했던 사건이 있나요?

(고민) 일단 처음에 , 작업할 때가 가장 의도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러고 싶었어 난, '한국말 랩이라고 다 똑같은 스타일로 하는 게 아니다' 이거를 좀 설명하고 싶었어. 나는 이렇게 다르게 한다는 걸. 그거에 집중을 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디스를 더 강하게 하는 방향으로 한 것 같아. 뭐라고 해야 하지.. 일종의 천명 같은 걸 하고 싶었어. 의도적인 게 있었고 물론 그 중에 정말 싫은 것도 껴있었고, 그리고 나를 완전 똑같은 종족, 한국 랩이 거기서 거기다, 지금까지 나온 거에서 반복되는 것 뿐이다. 이거를 확 깨부수는- 뒤통수치는 걸 해보고 싶었어. 그랬었고 그 이후에 다른 것들은.. 어떤 자극이 왔는데 '어쭈' 하기도 하고 약간 불쾌하기도 하고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들면서 '니가 먼저 돌을 던졌으니까, 난 이거를 개판으로 만들어봐야지' 이런 건 당연히 있었어. 내가 그런 걸 좀 좋아하긴 좋아하는 것 같아. 근데 그게 내가 시작한 이슈메이킹이 아니라 이슈를 던져줬으니까, 난 거기서 ‘니가 나한테 정을 줬으면 내가 반을 제대로 줄게’ 이런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




LE: 커뮤니티나 게시판 등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세요. (웃음) 평소에 게시판 자주 모니터하는 편인지? 

자주 갔던 시기는 있었는데 요새는 자주 안 가게 되고 왜냐면 더더욱 나이가 멀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많이 올리는 사람들.. 그리고 하나하나가 궁금하지도 않아 이제는. 댓글이나 게시글 중에 상당수는 보면 답답해질 뿐이라는 그런 경험도 있었고 그런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서 아예 클릭을 안 하게 됐어, 잘 안 봐. 요새 힙플에 들어가는 경우는 '요새 뭐 나왔지?' 뉴스 같은 거, 공개곡 같은 거 클릭해서 들어보고.. 그런 거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가보긴 하는데 게시판에 글은 잘 안 보고 특히나 내가..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재야의 고수인 것처럼 아티스트를 평가하고 그 뒤에까지 예측하고 이런 거를 되게 어른스럽게 쓴 글을 되게 싫어하거든. 원래 꼰대 타입을 되게 싫어하고 꼰대 어른들은 체벌 좀 받아야한다고 생각하거든. 학생 체벌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식 꼰대 기질 같은 건 그냥 패야 된다고 생각해. 내가 꼰대 말하는 건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말하는 것도 당연히 있겠지만 90년대 생인데도 꼰대기질을 이어받아서 -당연히 그 부모님이 그러니까- 그러는 애들이 있는데 난 그런 애들은 밟아서 쓰레기통에 처넣고 싶어. 그런 애들은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기질이 들어간 글들을 몇 번 보고는 완전 정떨어져서.. 그러니까.. 그냥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싶어져.





LE: 형이 지금까지 했던 발언이나 인터뷰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 멋있다는 사람 반, 거만하다는 사람이 반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 하는 것도 멋지지만 그만큼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아질 텐데, 어쨌든 이미지 같은 거라든지.. 그러면 오히려 본인 손해 아닐까요?

나는 나름대로 사리면서 말하는 건데, 지금도 그렇고. 그냥 친구랑 얘기하듯이 얘기하면.. 큰일나겠지. (웃음) 나름 사리는 건데 더 사렸으면 뭔가 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역사에 가정법이라는 건 없으니까, 내가 그때 인터뷰에서 좀 돌려서 얘기했거나 다르게 얘기했더라면- 뭐가 달라졌을까 그런 상상은 잘 안 해. Hate라는 건 누구나 인생의 본성에 자리하고 있는 거 같은데 도끼가 만날 hater, hater 한다고 그거를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건 전혀 비웃을 거리가 아니고 진짜 진실된 주제라고 생각해. 왜냐면 hater가 존나 많고 한국에 진짜 많거든. 한국은 hater 천지인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힙합에 국한된 것뿐만 아니라 그냥 삶의 모든 단계에서 hater 천국인 것 같아 한국은. 다른 나라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난 그걸 많이 목격하고 그게 힙합 듣는 애들한테서 많이 나타나는 걸 보면은.. 심도 있게 아티스트를 공격하거나 깔아뭉개는 글을 올리는 애들을 잘 분석해보면, 그리고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보통 그런 애들은 음악을 좀 하고 있거나 집에 샘플러나 장비 좀 가져다 놓고 뭣 좀 하는 애들이야. 그런 잠재적 뮤지션들을 모두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 hater 기질을 인터넷에서 드러내고 앉아있는 애들, 그게 얼마나 병신 같은 일인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아. 그건 되게 사랑스러운 주제야 랩에서 쓰기에. 왜냐면 그들을 밟아서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게 도덕적으로 너무 정당하고 즐거운 일이기도 하고 힙합의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 미국 애들이 왜 그렇게 hater 얘기를 많이 하냐면, hater가 많으니까. 그리고 hater라는 게 얼마나 개찌질한 건지에 대해서- hater를 욕했을 때 다른 감상자들은 그런 주제랑 상관없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되게 즐겁게 듣거든. 그거를 자기 일상에 연관시키기도 하고. 자기가 랩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기가 일상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hater가 있기 때문에, 자기 삶속에 hater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게 연관하면 그런 주제를 감상하는데도 도움이 될 거고... 

약간 얘기가 다른 쪽으로 샜는데.. 아무튼 hate 하는 게 얼마나 병신짓에 대해서 아직 그게 논의가, 그런 얘기가 많이 대중화가 안 돼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게 정말 개찌질한 짓이라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아. 그걸 쓰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야. 디씨트라이브(Dctribe.com) 시크릿 보드 같은 데를 말하는 거야. 거기 존나 병신 hater들이 많더라고. 거긴 hater 집합소 같아. 힙플도 자주 그러긴 하지만.. 그러니까 특히 힙합 얘기를 하면은 그렇게 발기가 되더라고 애들이. 살면서 나랑 한두 번 마주쳤던 애들도 분명히 있었을 거고 그 속에는. 또 한다리 건너 날 아는 사람도 있을 거고. 내가 누구랑 작업을 했는데 그 사람의 친구도 있을 거고. 나를 어디서 한 번 보고.. 그 어떤 걸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익명게시판에다가 몇 마디 올리는 걸 보면, 그게 힙합의 먹이 같은 거야. 그게 돈 벌면서 음악 하는 발라드 뮤지션은 이런 걸 주제로 담을 수 없겠지만 힙합이면 너무 좋은 주제고 즐거운 이야기인 것 같아. 그들을 밟아서 질겅질겅 씹는 이야기를 하는 거지. 이렇게 재미있는 주제인데 아직도 한국에선 좀 쉬쉬하는 분위기고.. 아직도 익명으로 글 쓰면서 냉소하는 그런 게, 좀 괜찮은 모습인 것처럼, 대학생 새끼들이 많이 그러더라고. 예를 들어 어느 대학교에 힙합 동아리에 있는 어느 누구.. 근데 그걸 내가 알아내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닌데 내가 그런 사람들을 진짜 개무시한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까지도 무시한다- 라는 걸 얘기하고 싶어. 왜냐면 hater 아버지는 hater 아들을 낳고 그들은 'hater 가족' 이거든. 하나만 더 붙이자면, 예를 들어 내가 성우 녹음을 하러 갔는데 어느 광고 녹음실에 거기 취직해서 일하고 있는 누군가가 DCT 유저가 있을 거야. 딱 보면 알 것 같은데.. 그 중에 한 명일 수도 있고. 근데 일터에서 만나면 '안녕하세요. 진태씨' 이러면서 익명게시판에선 '나는 냉소를 패션으로 입고 있어' 이런 식의 태도로 글 쓰는 걸 보면.. 내가 불쾌감을 주고 싶은 대상이 바로 그런 거를 말하는 거지.



LE: 그렇게까지 얘기하시는 걸 보면 무슨 사건이 있었나봐요.

사건? 사건이야 되게 많았지. 내가 직접 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고.. 한다리 걸치면 알게 되는 사람들도 무지 많고 들리는 얘기들도 있고 그러니까 그런 걸 듣고 나면 나는 '아 존나 병신새끼' 이런 생각이 들지. 






Part 5. Gossip


LE: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쯤? 그때 형 집에 놀러 갔을 때 다른 여러 가지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퇴를 하고 서울대 간 것에 대해 굉장히 놀랐고 -당시 전 고등학생이었으니까요- 그때 했던 질문도 기억이 나요. 공부 어떻게 하면 잘하냐고(웃음) 그리고 외국에 나간적도 없는데 영어 어떻게 그렇게 잘하냐고(웃음) 그때 형이 그냥 웃으면서 얼버무리던 것도 생생한데.. 아무튼, 자퇴한 이유가 음악과 관련이 있었던 건가요?

이 얘기는 어디선가에서 말한 적 있는 거 같은데, 자퇴한 생활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 학교 안 다니는 10대 중에서.. 나중에 나이 들어서 말고, 10대 때 머리도 좀 길러보고 싶었고 자퇴해서 학교 매일 아침에 가는 거 말고 다른 패턴으로 살아보고 싶었었고 그런 욕구가 항상 있었어. 그리고 그걸 할 수 있게 된 상황은 뭐였냐면 그때 특수목적고, 외고에서 자퇴 바람이 불었었어. '내신 성적에 불리하므로 자퇴를 해서 검정고시를 봐서 수능을 보면 더 좋은 등급을 얻기가 쉽다' 그래서 당시 여러 부모님들이 오히려 부추기는 그런 게 있었어.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약간 그런 거에 솔깃하셨던 거 같고 그게 맞아떨어져서 나는 신나라 자퇴했지. 뭐 학교 졸업장을 못 받는 거에 대해서 어떤 애들은 울고 그랬다는데 나는 그런 거 전혀 없었고 근데 그 동안 학교에서 고생한 것도 아니고, 난 학교를 너무 재밌게 다녔었거든. 즐기면서 다녔는데.. 어쨌든 자퇴해서 되게 좋았었어.




LE: 그렇다고 해도 서울대라는 건, 쉽지가 않잖아요.

모르겠어. 그거에 대한 답변은 안 되겠지만.. 내 생각에 한국은.. 수능은, 운도 작용하는 거잖아. 음.. 요새는 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교육계 이쪽은 나도 아는 게 많지 않아서 얘기가 좀 그렇긴 한데.. 그게 좀 안 좋은 것 같아. 수능 한 번 잘 보면 분위기가 확 달라지잖아. 좀 더 바람직한 시스템이었다면 나처럼 대학교 들어간 후에 딴 짓만 이렇게 할 거였으면 학과에서 난 잘렸어야 한다고 생각해. 난 가까스로 졸업까지 가능했던 거였고. 대학에 들어가면 일단 OK- 뭐 이런 식의 분위기잖아. 어쨌든 대학 들어가면 졸업에 대해선 걱정 안 하잖아. 그게 별로인 것 같아 난.




LE: 그리고 그때 집에 가서도 본적 있지만, 그림 그리는 것에도 취미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림을 본격적으로 해보실 생각은 없나요?

요새 웹툰 되게 많잖아. 일종의 붐 같은 게 있었잖아. 그리고 나도 되게 좋아하는.. 난 조석 씨 만화 너무 좋아하거든. 이말년 씨 만화도. 아무튼 그런 선상에 서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고 그렇게 치열하게 할 자신도 없고.. 그런데 내 나름대로 그림 그려보고 싶은 건 있어. 언제가 될진 모르겠는데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 재미있을 것 같아.




LE: ‘연봉 1억 5천 버는 MC’ 라는 얘기. 실제 수입은 어떻게 되세요?

실제 버는 수입은.. 그 가사에서 크게 뻥친 건 아니고 그게 가사에 나오는 건데, 그때 난 이걸 아예 집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 가사에다 아예 말해놓고 가야겠다는 느낌이 확 들었어. 왜냐면 그때가 [누명] 앨범 낸 시점이었었고 약간.. 얘기가 좀 반복되는데, hater들이 낄낄거리기 좋은 거리 중 하나가 '돈도 못 벌면서 골골거리면서 작업하고.. 찌질하다 힙합. 가사는 힙합이면서' 이런 걸 좀 집어주고 싶었어. 2010년에는 수입이 조금 더 줄었었고 올해는 좀 더 늘 것 같아.




LE: 그럼 주수익은 성우?

그렇진 않아. 물론 당연히 플러스가 많이 되는데.. 성우 쪽에서 생기는 수익을 다 제외시켜 보더라도 그렇게 열악하진 않아. 나는 내 음반 CD 판매와 음원 판매.. 전부 내가 제작한 것들이거든. 음원 수익, 저작권, 간간히 공연으로 수익창출이 되는 경우도 있고 안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것들 합쳐보면 퍼센트를 정확히 말하긴 힘들겠지만, 쪼들리진 않아 음악만 생각해도.




LE: 그렇다면 성우 일은 왜 하는지 궁금해요.. 스케쥴 맞추기도 애매하고 여러모로 부담이 있을 텐데, 그럴 바에는 음악에만 더 집중하면 더 좋진 않나요?

안 그래도 요새 그런 생각이 좀 드는데. 집중이 약간 힘들어. 성우 스케줄이 계속 잡히잖아 그러면 만약 오후 4시에 잡히면 내가 잠을 아침 일찍 깨는 편은 아니라서.. 예를 들어 만약에 내가 12시에 깨면 4시까지 다른 일을 잘못하겠어. 왜냐며 4시에 가야하는 곳은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가야하는.. 그런 느낌이거든. 그냥 츄리닝 입고 갈 순 없으니까. 그래서 그 전의 시간을 잘 못 쓰게 되는 경향이 있고. 누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소리를 했었는데 어떤 여자 분이 '진태 오빠, 성우 목소리로 사람들 세뇌시킨 다음에 음반 팔려고 하는 거죠?' (전원웃음) 어,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 하는 생각은 있지.(웃음) 성우를 왜 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일단은.. '찾아주셔서' 감사히도. 찾아주셔서 하는 거고 그리고 그게 음악 하는 내 태도랑 같이 놓고 봤을 때 쪽팔리는 일이라고 전혀 생각 안 되거든. 되게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랩에서도 목소리를 사용하는데.. 광고 쪽에서 랩 스킬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뭘 보고 날 찾아주시는지.. 내가 감히 예측해보자면.. 종합적인 거겠지. 발음하는 스타일이나 목소리나 억양이나 그런 거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은 하는데 난 나름대로 되게 영광스럽게 생각해. 그리고 진짜 프로페셔널 성우 분들 앞에 서면 확 작아지기도 하고. 그런 분들 봤을 때 받는 감흥도 있고. 이런 세계가 존재하는 구나.. 이런 쪽 일을 해보지 않았더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만한 그런 경험도 해봤었고.




LE: 그래도 광고를 고르기도 할 것 같은데... 들어온다고 다 할 것 같진 않고. 기준이 있나요? 예를 들면 대부업 광고는 안한다던지(웃음)

그거 약간 민감한 건데.. (웃음) 내가 하기 좀 꺼려지는 건, 하러 갔는데 랩을 따주길 원하는, 랩 메이킹을 해주길 원하는 경우가 있어. 원하는 내용과 글자가 아예 정해져 있는데 그걸 랩으로 만들어 달래. 그러면 랩이 되게 우스꽝스러워지기 십상이고 그리고 그렇게 되면 약간 경계가 모호해지거든. 근데 그런 걸 몇 번 했어. 그래서 그건 좀 후회 돼. 별로인 것 같아. 




LE: 그렇군요. 로스쿨에 진학한 이유는 저작물과 관련된 공부를 더 하기 위해서라고 들었어요. 앞으로 학업 쪽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까 말한 대로 그런 생각으로 (로스쿨에) 들어갔다가 들어가 보니까 이런 자세로는 죽도 안 되는 분위기더라구. 되게 빡세. 그리고 진짜 진지하게 들어온 동기들을 보면서.. 일단 지금 계속 다니면 이도 저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직 결판은 못 내리겠어서 일단은 휴학을 했고. 병행이란 건 상상하기 힘들 정도라서.. 굳이 D받고 F받으면서 뭐하러 등록금 내고 다녀, 휴학하는 게 낫지..라고 해서 휴학한 거고. 게다가 음악도 약간 제 2의 사춘기처럼 음악을 너무 하고 싶고 다시 많이 만들고 싶어져서.. 한동안 좀 뜸했었거든.




LE: 형 트위터 같은 데 보면 굉장한 미식가 같던데. 음악만큼 음식에 대한 철학도 확실한 거 같고..(웃음)

철학이라기보다는 그냥.. 일단은 내가 취향이 되게 뚜렷한 편이라서.. 그런데다가 만약에 이탈리아 음식이라고 되어있는데 그래서 난 믿고 먹으러 갔는데 완전 '한국화'되었다고 할까, 색깔 다 빠지고.. 그러면 좀 열받는 편이야. 그런 걸 되게 싫어하는 편이야. 예를 들어 베트남 쌀국수 집인데 원래 고수를 넣어주는 게 기본이어야 하는데 근데 보통은 안 넣어있는 게 기본으로 되어있더라구. 굳이 내가 얘기하지 않으면 안 넣어서 주더라고. '고수 좀 넣어주세요' 이래야 하는데.. 그것도 열받아. 이건 마치 김치찌개집을 외국에 냈는데 '김치 좀 꼭 넣어주세요' 이 말 안하면 절대 안 넣어서 나오고 이런 분위기인 것 같거든. 외국에서 김치찌개를 좋아하고 알고 먹으러 온 사람은 당연히 불편하거나 열받을 수도 있을 거 아냐. 근데 난 진짜 그런 거 되게 싫어하고 열받는 편이지. 이게 음악이랑 연관 시켜보자면(웃음) 그런 게 있어. 랩이라고 나왔는데 랩 아닌 거야. 그런 거 되게 싫어. 이렇게 좀 연관되는 것 같아. 어쨌든 난 음식 되게 좋아하는 편이고 좋아하는 음식도 다양한데 멕시칸 음식도 좋아하고 이탈리안도 좋아하고 한국 음식도 좋아해. 일본 음식도 되게 좋아하고. (웃음)



LE: 뜬금없는 질문. 자켓이나 인터넷에 사진들을 보면 정면샷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일단 옆모습이 좀 더 잘나오는 거 같긴 해(웃음). 근데 일부러 굳이 내가 정면을 안 찍으려고 하진 않아.(웃음) 그리고 사진을 보면 되게 제각각이더라고. 그러니까 어떤 사진 보고 기대를 가졌다가 다른 어떤 사진을 보고 '버벌진트 이렇게 생겼었어?' (웃음) 이렇게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고 사진마다 되게 다르게 나오는 것 같아.




LE: 그렇군요. 아까 물어보려다.. 이상형은 어떻게 되세요? 여자 친구는..

여자 친구는 지금 없어. 얼마 전부터 없어. 이상형은.. 되게 어려워.



LE: 외모만 얘기하자면? (웃음)

내 방식대로 대답하면 일단 예뻐야 하는데, 그 예쁘다는 게 사람마다 보는 게 다르잖아. 내가 약간 좀.. 지금까지 종합해보면 내 친구들이랑 비교해보면 다른 거 같아. 눈이 낮고 높고 얘기가 아니라 내가 보는 게 좀 다른 거 같아. 예를 들어 연예인 중에.. 이상형은 잘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타입은 쉽게 얘기하면.. 김희선, 한예슬.. 난 이런 분들에게는 그다지 뭔가 시작해보고 싶다 이런 거가 안 느껴지고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공효진 씨나 윤진서 씨 같은.. 실제로 만나게 될 여자 중에 이상형은 이제 와선 모르겠어. 왜냐면 여러 번 만나고 헤어지고 지금 몇 년 만에 솔로로 돌아온 건데 한동안 계속 여자 친구가 있었어. 한 명은 아니었었고 바뀌고.. 끊이진 않았었거든. 모르겠어 (이상형은) 찾고 싶어 좀.(웃음)







Part 6. Scene

LE: 일단 끊이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좀 부럽고..(전원웃음) 이번엔 외국 이야기 좀 해볼게요. 형이 외국 신인을 보는 능력(성공할 것 같은)이 뛰어나다고 직접 얘기한 적이 있는데, 요즘 신인 중에 괜찮은 외국 뮤지션이 있다면요?

요새 많이 못 들어봐서.. 이건 약간 취향 문제가 있긴 한데, 예를 들어 사이공(Saigon) 조엘 오티즈(Joell Ortiz) 이런 MC들, 난 별로 잘 안 들어. 왜냐면 나한테 어떤 스릴이 별로 없거든. 내가 듣기에는. 그리고 난 돌아가신 누자베스(Nujabes)도 잘 안 들었었고.. 가끔씩 어디서 보면 내 취향에 대해 이상한 다른 선입견을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방명록이나 이런데서 '이거 되게 좋아하시죠?' 이런 식으로. 전혀 아닌 경우가 많았는데.. 음.. 요새는 잘 모르겠네. 맥 밀러(Mac Miller)로 되게 잘 들었고..




LE: 음.. 얼마 전에 커렌시(Curren$y)랑 알케미스트(Alchemist) 한 거 들어보셨어요? (Currensy & Alchemist 가 발매한 [Convert Coup])

어, 들어봤어. 되게 좋게 들었지. 왜냐면 어떤.. 요즘 같은 때에 생각할 수 있는 담백-하드한 힙합의 어떤 모범적인 그런 게 아닐까, 되게 즐겁게 들었어. 알케미스트 비트도 되게 좋았었고.





LE: 지난번에 잠깐 말씀하셨었는데.. 지금까지 컨택했던 외국 뮤지션과 그리고 같이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을 꼽아보자면?

쿨키즈(Cool Kids) 안 됐고 (웃음) 찰스 헤밀턴(Charles Hamilton)도 답장 없었고 난 약간 그 쪽으로 운이 없는 거 같아. 글쎄, 그런 컨택하는 것도 돈이 들잖아. 그렇게 되면 어떤 투자의 느낌으로 생각하게 될 것 같아. 아니면 아예 진짜 이 사람이랑 하는 게 소원이다, 나와 함께 트랙을 하는 거.. 그러면 돈 상관 안하고 큰 돈 처발라서 하겠지. 근데 지금은 딱히 생각이 안 나네. 




LE: 그러면 방금 말한 대로 진짜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고 돈 많이 들어도 상관없는 사람을 꼽아보자면요? 예를 들어 제이지라든가.

에리카 바두(Erykha Badu)랑 테라스 마틴(Terrace Martin), 안드레3000(Andre 3000) 아, 그리고 갑자기 생각났는데 최근에 들은 건.. 푸샤티 믹스테입 많이 들었고 오드퓨처(Odd Future)도 좀 들었고.




LE: 오드 퓨처 어때요?

되게 재밌고 근데 약간 말을 아껴야 하는 게.. 내가 좀 싫어하는 그런 것도 좀 가지고 있어. 뭐냐면 치기로.. 먹고 들어가는 그런 거, 그게 뭐냐면 자학적이거나 약간 위압적인 태도 같은 거라든지.. 옛날에 락음악에서 그런 태도들을 내세워서 많이 팔아먹고 성공한 뮤지션들이 많이 있었다면, 그게 지금 힙합 문화로 넘어온 것 같거든. 지금은 힙합이 음악 씬을 지배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 게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은데.. 그런 욕구도 대중들이 있고, 그런 걸 힙합에서 듣고 싶고. 그런 게 맞아떨어져서 이번에 오드퓨처가 뜬 거 같은데. 난 아주 좋아하진 않아.




LE: [The Good Die Young]과는 반대 분위기로, 90년대를 연상케 하는, 예를 들어 프리모(DJ Premier) 비트 위에 랩하는 듯한.. 그런 하드코어 앨범을 내 볼 생각은 혹시 없나요?

생각은 있어. 그런 거에 대한 욕구는 있는데.. 그게 어찌 보면 일부러 어떤 지나간 시대, 그때 유행했던 스타일을 구사해봐야지 한다는 게, 약간 생명력 없는 음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런 게 걱정되고 근데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 근데 하면 잘해야겠지. 조심스럽게 해야겠지. 왜냐면 그런 걸 하더라도 그냥 힙합 팬들만을 위한 걸 하고 싶진 않거든. 





LE: 그러면 혹시 그런 스타일의 비트 위에 랩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예를 들면 프리모 비트 같은? 그런 건 없었던 거 같아. 근데 웃긴 건, [Modern Rhymes] 만들 때, MPC를 앞에 놓고서.. 처음으로 MPC란 걸, 메뉴얼을 읽고 손으로 만지면서 그 당시 많이 들었던 건 프리모 비트들이랑 D.I.T.C. 이런 거 들으면서 참고했었어. MPC 또는 SP 같은 샘플러로 곡을 만든다는 건 이런 거구나- 이렇게 느꼈던 것 같아 그 당시에는. 그래서 되게 많이 들었었어. 좋아하는 음악들도 많고.




LE: 외국 흑인음악 뮤지션 중에 정말 ‘천재’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못 따라가겠다’ 이 수준이 아니라 ‘넘사벽 같은 사람’, 존나 많지. 그중에 내가 좋아하면서 바로 떠오르는 사람은 프린스(Princ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마빈 게이(Marvin Gaye) 이런 사람들은 어떤 나의 작은 신들이거든.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도 그렇고. 내가 재즈 음악을 엄청 파고 드는 건 아니지만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나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둘 다 무지무지 좋아하고 완전 스웨거라고 생각해. 스웨거가 요즘에 생긴 말이 아니라 예전에 재즈맨들이 진짜 스웨거 하는 사람들이었거든. 진정한 스웨거를 가지고 음악을 했거든. 그런 것들 되게 좋아하고 그러면서 깊이도 엄청 있고 힙합 쪽으로 돌아오면..아까 얘기했지만 안드레 3000. 그리고 더 많은데.. 생각이 잘 안나네.





LE: 이건 되게 유치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형한테 이 질문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버벌진트에게 힙합이란?

예전 어느 인터뷰에서 내가 말한 적 있는데 그땐 '존중받을 자격을 증명하는 것' 이런 식으로 말했는데. 결국은 비슷한 얘기라고 생각해. 자기 자신을 레프리젠(represent)하는 거. 나의 대변인 같은 거. 나를 위해 변명을 해 줄 때도 있고 아니면 내가 말로 하면 웃길만한 이야기를 좀 더 형식을 갖춰서 아트로 발언할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해 대변인 같은.





LE: 공식질문입니다. 힙합엘이 어떤 것 같으세요. 간단하게..

일단은 인터뷰가 좀.. 결이 좀 촘촘한 거 같고, 채로 쳤을 때 잘 안 걸러지는.. 빠져나가지 않는 게 많은 거 같아서 그런 점이 인상 깊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한다면 위치를 적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LE: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팬, 그리고 힙합엘이 회원 분들에게 한마디!

음, 원래 제가 재미없는 일은 너무 하기 싫어하는데.. 모두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재미있는 것만 쫓아서 올 수 있게 해준 게 팬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서 상황을 만들고 현장을 창출해주는.. 창작자 혼자로는 그게 성립이 안 되는 것 같고 그런 거에 대해서 진짜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리고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들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재미 같은 거, 2011년에 어떤 새로운 래퍼가 나왔을 때 계보를 따져서 정리하자는 게 아니라, '전에 있었던 어떤 선배에게서 뭔가를 흡수한 것 같다' 이런 재미 같은 것도 찾아보면 되게 재미있지 않을까 싶고.. 그러면 나는 왠지 좀 더 유리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웃음) 이거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얘기고 왜냐면 내가 그런 걸 좋아하거든. 외국 랩 들을 때 '얘는 분명히 누구 랩을 듣고 컸겠구나' 이런 거 되게 재미있는 일이고.. 좀 만 더 확대해서 얘기하자면 소리나 이런 거에 영향을 준 influence를 중요시하는 그런 태도라고 생각하거든. 나도 어렸을 때는 큰 관심 없었는데 그게 알면 알수록 재미있기도 하고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인 것 같아. 그래서 그런 거에도 많이 재미를 가져주는 단계가 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고.. 그리고 [Go Easy]와 [Modern Rhymes 10주년], [Go Hard] 많이 기대해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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